이 모든 일의 시작, 탄소


글, 

📌 필진 소개: 안녕하세요,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이현미입니다. 지구와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ESG 컨설턴트예요. 다양한 ESG 정보를 소비자의 관점에서 쉽고 재미있게 풀어쓰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알고보면 지금 당장 나부터 실천할 수 있는 ESG, 보다 깊게 알아봐요!

지난 화 보러 가기


지구는 정말 뜨거워지고 있을까?

지구온난화. 말 그대로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뜻이죠. 구체적으로는 지구 지표면의 온도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는 건데요, 그 기준이 무엇일까요?

과학적으로 지구온난화를 규명할 때 기준이 되는 ‘정상적인 지구의 온도’는 산업혁명의 여파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기 직전, 즉 1850년~1900년 사이, 50년 동안의 평균 온도를 말해요. 

2011~2020년 사이, 지구 지표면 온도는 기준 시기보다 약 1.1℃ 상승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것이 지속돼 1.5℃까지 상승하게 되면, 그때부터 지구는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들게 된다는 것이 대다수 과학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에요.  

📌 바로 이 내용을 정리한 것이 IPCC의 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지표면 온도가 기준 대비 1.5℃ 이상 상승할 경우, 인류는 재앙에 가까운 자연 재해를 겪을 것이라고 해요. 

해수면 상승, 남극 빙산 붕괴, 생물 다양성 손실, 기록적인 폭우와 폭설 등… 사실상 우리가 이미 겪고 있는 것들이지만, 그 빈도와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는 거죠.

그래서 지금 어떤 상태냐면요

이제 우리에게는 단지 0.4℃의 여유분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에 있어 가장 결정적인 것이 온실가스 배출량입니다. 1850년부터 2019년까지 인간들이 뿜어낸 온실가스의 총 누적량은 약 2,400기가톤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2,400기가톤의 온실가스 때문에 지표면 온도가 ‘정상 온도’보다 1.1℃ 상승한 것입니다.

시한부 판정받은 지구, 남은 시간은?

최후의 보루는 남은 0.4℃입니다. 이 0.4℃를 사수하기 위해서 현재 우리에게 남은 온실가스 배출량은 500기가톤뿐이에요.

우리가 150년 동안 뿜어낸 온실가스가 2,400기가톤인데 앞으로 500기가톤을 더 내뿜어도 된다니, 아직 여유가 있다고 느껴지시나요?

2010년, 단 한 해 동안 배출된 온실가스는 총 49기가톤입니다. 약 10년 후인 2019년에는 59기가톤이었죠. 인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미션에서 점점 더 멀어지는 중이고, 오히려 1년에 1기가톤씩 배출량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에요.

지구온난화 국제 비대위가 있어요 

무섭게 증가하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좀 줄여 보자는 목표에 전 세계의 정부들이 모여서 뜻을 합쳤습니다. 그렇게 해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 낸 것이 2021년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 26번째 당사국총회, 바로 ‘COP26’이에요.

COP26의 여러 성과들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국가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량’ 공식 발표입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이 발표에 동참했어요. 대한민국은 2030년까지 국가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고 발표했죠.

이 목표에 따라, 각국 정부는 실질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법과 정책들을 제정하고 실행에 옮겨 나가고 있습니다.

정부가 아닌, 국가의 과제

또 한 가지 COP26의 대표적인 성과라고 하면, 온실가스 감축에 있어 정부뿐 아니라 ‘기업’의 참여를 대대적으로 독려했다는 점이에요.

사실상 인류가 내뿜는 온실가스는 ‘산업 활동’에서 옵니다. 온실가스 배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전기를 만들어내기 위한 석탄 발전이지만, 나머지는 거의 다 기업 활동에서 오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2021년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 비중을 한번 살펴볼까요?

(이미지 원자료 출처 : )

발전이 30% 이상을 차지하지만, 철강이나 화학, 수송 및 그 외 산업 현장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비중이 전체의 44%를 차지합니다. 생각보다 그 비중이 크죠? 

때문에 기업이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지 않으면, 지표면 온도가 1.5℃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막는 일이 완전히 불가능합니다. 전 세계 과학자들과 정부는 물론, 당사자인 기업들도 동의하고 있어요. 

바로 이것이, 기업들의 ‘2050 넷제로(Net Zero) 발표’가 이어지게 된 배경이에요.

넷제로는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과 제거하는 이산화탄소량을 더했을 때 0이 되게 하는 것’을 뜻합니다. ‘탄소중립’이라고도 불려요.

약속의 증인이 되어 보세요!

지난 글에서 어떤 기업의 ESG 보고서를 볼 때, 그 기업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더불어 매년 얼마나 실제 감축으로 이행하고 있는지, 그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어야 잘된 ESG 보고서라고 했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투자자들이, 또 소비자들이 그 기업의 온실가스 숫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기업이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는 약속을 지키면, 우리나라도 국제 사회에 내건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됩니다. 점점 더 많은 기업들과 국가들의 약속이 지켜질 때, 세상의 다른 모든 약속들도 비로소 지켜질 기회를 얻게 될 거예요.

공유하기

관련 글

pile of books
직업으로서의 ESG
그간 소비자와 투자자 입장에서 ESG에 관해 살펴보았다면, 이번에는 직업으로서 ESG를 다루시거나 염두에 두신 분들을 위한 이야기를...
Business newspaper article
ESG 보고서 앞으로 어떻게 바뀔까? - 2탄
지난번에는 2023년 6월 공개된 ‘ISSB 공시 표준’에 대해 알아보았어요. 기업들의 ‘비재무적인 정보’도 ‘재무 정보’처럼 통일된...
Scattered sheets of white paper covering the entire frame
ESG 보고서 앞으로 어떻게 바뀔까? - 1탄
글, 이현미 📌 필진 소개: 안녕하세요,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이현미입니다. 지구와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ESG 컨설턴트예요....
magnifying glass on white table
뭣이 중헌디, ‘중대성 평가’
글, 이현미 📌 필진 소개: 안녕하세요,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이현미입니다. 지구와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ESG 컨설턴트예요....

경제 공부, 선택 아닌 필수

막막한 경제 공부, 머니레터로 시작하세요

잘 살기 위한 잘 쓰는 법

매주 수요일 잘쓸레터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