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강환국
첫 번째 시간에는 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의 기초에 대해 같이 공부했었죠.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빼면 ‘매출총이익(영어로 Gross Profit 또는 GP)’지표가 나온다고 했는데, 이 지표도 투자할 때 도움이 많이 됩니다.
오늘은 매출총이익을 복습하면서 GP/A(매출총이익/총자산)에 대해 함께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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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습합시다,
매출총이익
먼저 ‘매출총이익’을 복습해볼게요.
- 치킨집에서 한 마리에 2만 원인 치킨 100마리를 팔았습니다.
- 매출액은 200만 원(2만 원 X 100마리)입니다.
- 여기서 ‘매출원가’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비용을 말합니다.
- 치킨집에는 닭고기, 음료수, 조미료, 치킨 무 등이 포함되겠죠.
-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금액이 ‘매출총이익’입니다.
대다수의 회계 및 투자 전문가는 매출총이익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그보다는 매출총이익에서 판매비와 관리비(인건비, 광고비, 일반 관리비 등)를 뺀 ‘영업이익’을 유심히 연구하곤 하죠.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매출총이익에 관심이 쏠린 건, 2013년부터입니다. 로체스터 대학의 노비 마르크스(Robert Novy Marx) 교수가 2010년대 최고의 투자 논문 중 하나인 <The Other Side of Value: The Gross Profitability Premium>을 발표하면서 바뀌었죠.
노비 마르크스 교수는 1963~2010년의 미국 시장과 1990~2009년의 선진국 시장에서 ‘GP/A 지표’가 높은 기업의 주식 수익률이 주가지수 수익률보다 훨씬 높았다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GP/A 지표가
뭐길래?
GP/A 지표는 노비 마르크스 교수가 발굴한 지표입니다. 기업의 매출총이익을 자산으로 나눈 지표예요.
- GP/A: 매출총이익/총자산
- GP: 매출총이익 = Gross Profits
- A: 총자산 = Assets
노비 마르크스 교수는 GP/A가 가장 ‘깨끗한’ 수익성 지표라고 주장했습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등은 회계조작을 해서 달라지는 경우가 많지만, GP/A는 조작 없이 회사의 이익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거예요.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투자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지표라
기업들이 수치가 좋게 보이게 회계 조작을 한다.
단순히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은
조작이 거의 안 된 지표로서 기업의 수익성을 잘 보여주며,
수익성이 높은 기업의 주식이 수익이 높다.”
GP/A로 우량가치주를
찾는 방법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도 GP/A가 높은 주식의 수익성이 좋을까요? 가상 시뮬레이션을 한 번 돌려보겠습니다. 시뮬레이션에 사용한 방법은 ‘(계량 투자)’입니다. 중학교 수준의 수학 실력과 기초적인 엑셀 사용법만 익히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 고 GP/A 전략 체크포인트
매년 3월 31일, GP/A가 가장 높은 20개 기업의 주식을 매수해 1년 동안 보유한 후 파는 과정을 14년간 반복했습니다. 이걸 ‘고 GP/A 전략’이라고 부를게요.
14년 동안 ‘고 GP/A 전략’으로 투자했다면 원금 100원을 제외하고 777.3원이 불어나고, 복리수익률은 연 15.8%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같은 기간 KOSPI 지수의 복리수익률은 7%였습니다. 미국과 선진국에서 통한 ‘고 GP/A’ 전략이 한국에서도 잘 통하네요.그렇다면 어떤 기업들이 GP/A가 높을까요? 1월 29일을 기준으로, GP/A가 높은 기업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 중에 잘 알려진 ‘호텔신라’의 재무제표를 찾아봤습니다.
☑️ 2019년 매출액: 5조 7,173억 원
☑️ 2019년 매출원가: 0원
☑️ 2019년 총자산: 3조 5,273억 원
☑️ GP/A = ( (5.7173조-0) / 3.5273조 ) × 100 = 162.1%
호텔신라의 2019년 ‘매출원가’는 0원입니다. 어떻게 0원이 나오는지 궁금하실 텐데요. 서비스 기업에서 꽤 자주 보이는 현상입니다. 호텔을 운영하는 데 ‘원재료’ 비용은 필요 없으니까요.
한편, 매출원가가 0원이니까, 매출총이익은 매출액과 같습니다(5조 7,713억 원-0원). 총자산 대비 1.5배 정도의 금액이에요. GP/A 전략에 따르면, 이런 기업의 주식에 투자했을 때 시장의 평균 수익률보다 높게 나온다고 말할 수 있어요.
GP/A와 PSR로
기업을 발견하는 방법
이제 GP/A라는 지표가 높은 기업의 주식이 평균적으로 수익률이 높다는 것을 살펴보았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켄 피셔가 만든 PSR 지표가 낮은 기업이 수익이 높았다는 사실을 알아봤죠.
*켄 피셔의 PSR 지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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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A가 높다는 것은 ‘수익성이 높다’라는 걸 의미하고, PSR이 낮다는 것은 ‘저평가되었다’라는 뜻입니다. 그럼 ‘수익성이 높은데 저평가된 기업’, 즉 ‘우량가치주’를 사는 전략이 좋겠죠?
✅ GP/A + PSR 전략 체크포인트
다시 가상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겠습니다. 매년 3월 31일, 아래 두 가지 기준으로 평균 순위가 가장 높은 20개 기업에 14년 동안 투자해보겠습니다.
- GP/A(내림차순, 높을수록 높은 순위)
- PSR(오름차순, 낮을수록 높은 순위)
GP/A만 높은 기업을 보유했을 때, 복리수익률은 15.8%였습니다. 그런데 GP/A가 높고, PSR이 낮은 우량가치주를 보유하니까 복리수익률은 25.8%로 연 10%나 상승합니다.
연 10%가 상승하면, 같은 기간 동안 투자했을 때 원금 대비 수익률이 3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복리 15.8%면 원금 대비 수익률이 7.77배가 되지만, 복리 25.8%면 원금 대비 수익률이 24.74배가 되는 거죠.
참고로 위 조건에 맞는 기업은 다음과 같습니다(21.01.29 기준).
✅ 체크포인트
- GP/A가 높은 기업의 주식 투자 수익률은 높다. GP/A가 높은 기업은 수익성이 높은 우량주다.
- 우량주보다는 저평가 우량주의 투자 수익률이 훨씬 높다. PSR이 낮은 기업은 저평가주식이라고 볼 수 있다.
- 따라서 GP/A가 높고 PSR이 낮은 우량가치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면 기대 수익률이 높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재무제표의 투자 지표와 투자 전략을 이용하면 성공적인 투자 공식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영업이익에 대해 함께 알아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