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98% ‘외모도 스펙’이다

글, 어피티


어피티가 1,283명의 대한민국 MZ세대(1980년대생~2000년대생)에게 물었습니다. 

“외모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 2024년 5월 31일부터 6월 6일까지 어피티 머니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 1,283명 참여


흔히들 ‘외모도 스펙‘이라고 합니다. 지나치게 외모지상주의적인 발상이 아닌가 싶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취업이나 승진, 인간관계에서 외모의 영향이 크다는 걸 느꼈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겠죠. 미디어의 영향으로 성형수술에 대해 관심을 갖는 연령대는 낮아지고, 자신의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어요.


외모가 중시되는 현대 사회에서, MZ세대는 외모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외모에 대한 압박이 일상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아봤어요

잘생기고 예쁜 외모는
사회에서 혜택을 받아요

우리 사회에서 외모가 아주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는 사실은 첫 질문의 결과에서부터 알 수 있었어요. 응답자의 98.1%가 잘생기거나 예쁜 외모가 사회적 혜택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매우 그렇다’가 47.6%, ‘어느 정도 그렇다’가 50.5%로 나타났어요. MZ세대가 외모에 많은 관심을 갖고 신경을 쓰는 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외모가 중시되는 사회 속에서도 많은 MZ세대의 자존감과 자신감이 높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결과였어요. 자신의 외모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서 ‘매우 만족한다’가 5.5%, ‘어느 정도 만족한다’가 55.2%로 나타나며 전체 응답자의 60.7%가 자신의 외모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고 대답했어요. 외모에 대한 만족도는 개인의 자신감과 직결되기 때문에 긍정적인 결과예요. 


그렇다면 MZ세대가 한 달에 외모관리에 지출하는 비용은 어느 정도일까요? ‘5만 원~10만 원’ 사이가 37.8%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5만 원 미만’이 31.4%, ‘10만 원~20만 원’ 사이가 20.7% 순이었어요. MZ세대의 평균 연봉이 3천만 원~3천 5백만 원 사이라는 것을 고려해 볼 때, 월 ‘5만 원~10만 원’은 월 급여의 약 2~3% 수준이에요.


직장에서 외모를 꾸미지 않을 권리

한때, 일부 기업에서 근로자에게 꾸밈을 요구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적이 있어요. 한 영화관에서 여성 직원들에게 ‘생기 있는 피부 화장’과 ‘또렷한 눈썹 그리기’, ‘빨간색 립스틱 바르기’를 의무화한 것이 대표적 사례예요. 뚜렷한 지침이 없다 하더라도 여성은 화장을 하고 출근하도록 암묵적으로 요구하는 회사들이 많다는 사실을 두고 갑론을박이 오갔어요. MZ세대는 회사가 개인에게 꾸밈 및 용모와 관련해서 어디까지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할까요?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깨끗하고 단정한 복장과 외모 유지’(57.1%)였어요. 다음으로는 27.9%의 응답자가 ‘고객 서비스 직종이라면 어느 정도 꾸밈 요구 가능’이라고 답변했어요. 고객을 직접 응대하고 소통할 일이 많다면, 회사의 이미지를 위해 어느 정도 외모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이에요. ‘간단한 피부화장과 립스틱 바르기’에 대해서는 2.3%만이 동의했어요. ‘아무것도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은 7.0%를 차지했어요. 


M세대 ‘생각하는 치타’ 님은 복장에 있어서 “이전까지는 직장 내에서 정장을 필수로 입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훨씬 자유로워져서 활동하기 편한 복장을 더 많이 고르게 되었어요.” 라고 말했어요. 


한편, 외모를 가꾸는 데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서는 ‘피부 관리’를 선택한 응답의 비중이 36.2%로 가장 높았어요. 그 다음으로는 ‘체형 관리(21.5%)’, ‘패션(22.7%)’, ‘메이크업(10.0%)’, ‘헤어스타일(8.0%)’ 순이었어요. 


10명 중 4명은 ‘성형 했어요’

먼저, 성형수술이나 시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서, 63.0%의 응답자가 ‘개인의 선택이기에 존중한다’고 답했어요. ‘자기만족과 행복을 위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응답도 27.4%로 적지 않았어요. 반면, ‘외모보다는 내면의 가치가 중요하다’라는 응답은 9.6%에 그쳤어요.

실제로 성형수술이나 시술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이들은 전체의 39.2%로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했어요. 이들이 성형을 고려한 가장 큰 이유는 ‘특정 신체 부위에 대한 콤플렉스를 해결하고 싶어서(69.0%)’로 나타났어요.


M세대 타파 님은 “10대 때 얻은 외모 콤플렉스로 인해 20대 초반부터 돈을 버는 족족 성형수술을 했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성형한 것에 전혀 후회가 없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개성을 더 존중하는 경우도 많아진 걸 보며 제가 요즘 시대에 태어났다면, 본래 얼굴로 살았어도 행복하게 사는 데 큰 무리가 없을 수 있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세상은 변했지만, 정작 제 외모 콤플렉스의 원인을 제공한 어른들은 아직도 본인들이 제게 저지른 외모 차별의 문제를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이 안타까워요.”라고 말했어요.


‘친구나 가족의 권유로’ 성형을 고려했다는 응답은 11.9%, ‘대중 매체나 SNS에서 본 이상적인 외모를 원해서’ 라는 응답은 5.2%를 기록했어요. 설문 결과를 봤을 때는 개인의 주관적인 콤플렉스와 자신의 외모에 대한 만족도가 성형의 주된 동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어요. 하지만 타파 님의 사례처럼 주변의 평가 혹은 SNS나 미디어에서 제시하는 이상적인 외모의 기준이 콤플렉스 형성에 일정 부분 기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요. 


이처럼 성형을 개인의 행복을 위한 선택으로 여기고 각자의 선택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성형을 하고자 마음 먹게된 계기에 사회적인 압박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도 있어요.


외모 지상주의, 10년 전보다 더 심해

외모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은 오래전부터 존재했죠. 하지만 시대에 따라 인식과 태도는 변하기 마련이에요. 설문조사를 통해 지난 10년 간 외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봤어요.


가장 두드러진 점은 ‘SNS의 영향으로 외모 지상주의가 더욱 심화되었다‘고 느끼는 MZ세대가 많다는 거예요. 응답자의 절반 이상(50.6%)이 이와 같이 답하며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어요.


Z세대 만두군주 님은 “SNS의 발달로 외모가 중요한 콘텐츠가 되고, 자본주의와 외모 지상주의가 결합되면서 오히려 외모에 대한 집착이 더욱 심해졌다고 생각해요. 또, SNS를 통해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 중에서도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을 자주 접하면서 자신과 비교하게 되어, 이전보다 더 완벽한 외모를 원하게 되는 것 같아요.”라며 SNS가 사람들이 자신의 외모에 더 신경 쓰게 만드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어요.


M세대 리리 님은 “최근, 20~30대 여성들은 외모에 대한 칭찬이나 평가를 긍정적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기 시작했어요. 외모를 평가당하는 것은 나의 외모를 타인이 소비하는 행동이니까요. 대신, 스스로가 자신의 생각과 행동의 주체가 되고자 하죠. 저 역시도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외모관리보다는 공부와 커리어 개발에 투자하며, 서로의 노력과 성과를 인정하고, 함께 성장하는 건강하고 행복한 관계를 원해요.”라는 소신을 밝혔어요.

어피티의 코멘트
  • 이처럼 MZ세대는 자신의 외모가 타인에 의해 소비되는 것을 거부하고, 자신의 생각과 능력을 인정받기를 원해요. 친해지거나 말문을 열기 위해, 외모에 대한 관심과 호감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 이것이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해요. 상대방을 대할 때, 외모에 대한 언급보다는 다른 장점을 발견하고 칭찬해 보면 어떨까요? 눈에 보이는 것 중에도 상대방의 취향과 관심사가 드러나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면 훨씬 부담 없고 흥미로운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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