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 원 벌어도 중산층이 아니라고?

 

#중산층 #넥스트레이드 #ATS #돌봄재정 #역피라미드
2024. 5. 1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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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지수: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

독자님 안녕하세요! 오늘 머니레터에서는 일반적인 인식을 뒤집는 통계와 보고서를 소개해 드려요. 어떤 기사들이 해당하는지 한번 살펴보세요! 🔍

오늘의 머니레터 세 줄 요약
  1. 세간의 ‘중산층 위기설’을 반박하는 KDI 보고서 핵심 내용 소개해드려요
  2. 국내 주식 거래 가능 시간이 길어질 수 있어요
  3. 전문가 칼럼 – 돌봄의 경제학: 돌봄 재정, 왜 항상 부족한가요
🗓️ 일정
오늘의 경제 일정

① 미국이 중국에 새로운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해요

오늘 14일, 미국 행정부가 중국산 전기차·광물·배터리 등 전략산업에 대한 관세율을 새롭게 조정하는 안을 발표할 예정이에요.

 

② 서울반도체 1분기 실적 발표가 있어요
세계 3위 발광다이오드(LED) 기업인 서울반도체의 1분기 실적이 발표돼요. 서울반도체는 지난 3월, 아마존을 상대로 한 바 있어요. 

키워드 뉴스

 

① 영끌: 한동안 20대와 30대의 ‘영끌’이 사회적 이슈였는데요, 무리해서 대출을 받은 청년보다 자기자금으로 충당하거나 부모로부터 지원을 받아 주택을 매수한 경우가 많다고 해요. 보고서의 ‘영끌’ 기준은 DSR 40% 초과예요.

 

② 실손보험: 에 다다랐어요. 실손보험은 환자가 부담한 의료비 중 일정 금액을 보상해 주는 사설 보험 상품이에요. 실손보험 적자 누적은 보험료 인상 요인이 될 수 있어요. 

 

③ 샤인머스캣: 과일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른 가운데, 돼요. 샤인머스캣은 지난해 국내 포도 거래량의 58.9%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품종이에요.

 

④ 파묘 팝업: 오는 6월 14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성수동 일대에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영화 속 주요 배경이 재현될 예정이에요.


⑤ 저가 커피: 고물가가 이어지며 1,000~3,000원대 저가 커피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컴포즈커피, 빽다방, 메가커피 등 주요 을 넘어섰어요.

💎 경제일반

월 700만 원 벌어도

중산층 아니다?

글,


중산층 보고서가 화제예요

KDI가 발표한 ‘’ 보고서가 화제예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월 700만 원을 벌어도 나는 중산층’이라고 인식(76.4%)한다는 이에요. 심지어 해당 소득 내에서도 스스로 하층민이라고 여기는 비율이 12.2%로, 결코 낮지 않았어요. 앞서 기획재정부는 중산층에서 상류층으로 넘어가는 기준으로 연 수입 7,800만 원(월 650만 원)을 제시한 바 있어요.


객관적 중산층은 늘고

주관적 중산층이 줄었어요

보고서의 핵심 내용은 세 가지예요. 

  1. 우리나라에서 중위소득 기준 75%~200%에 해당하는 중산층은 조금씩 증가하고 있어요.
  2. 중산층 자체는 두터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주관적으로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의 비중이 감소했어요.
  3. ‘중산층 위기론’은 고소득층의 경제적 지위 약화에서 비롯됐을 수 있어요. 소득분위상 고소득층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계층(심리적 비상층)의 소득이 전보다 감소하며 조성된 분위기일 가능성이 있다는 거예요.
어피티의 코멘트
  • 정인: 사회통념상 소득계층은 소득분위보다 실제 생활에서 누리는 재화와 서비스의 질로 정의되는 측면이 있어요. 이는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현상입니다. 예를 들면 자기 명의의 집을 소유하고 있는지, 1년에 해외여행을 몇 번 가는지 등을 기준으로 자신이 중산층에 속하는지 판단하는 것이죠. 는 심리적 비상층과 실제 중산층의 목소리를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해요.

⏰ 생활금융

HTS, MTS, 그리고 ATS?

글,


내년부터 주식 거래 시간이 길어져요

빠르면 내년 초부터, 국내 주식 거래 가능 시간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으로 늘어날 수 있어요. ‘넥스트레이드’라는 이름의 대체거래소(ATS)가 내년 3월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이 거래소에서는 기존 주식 거래 시간 앞뒤로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과 애프터마켓(오후 3시 30분~8시)이 열리거든요. 

 

68년째 한국거래소만 존재했어요

현재 우리나라 증권시장은 정규거래소인 한국거래소가 68년째 독점하고 있어요. 그동안 독점 체제를 깨는 대체거래소가 필요하다는 논의는 꾸준히 나왔고, , 제대로 추진된 적은 없었어요. 그러다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하면서 거래소 독점 체제가 막을 내릴 가능성이 커졌어요. 

 

대체거래소, 다른 국가는 어떨까요?

금융당국은 자본시장 선진화를 목표로 대체거래소 설립을 추진해왔어요. 사실 해외에서는 대체거래소를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미국은 정규 거래소가 24곳이고 대체거래소가 65곳입니다. 일본에도 3개의 대체거래소가 있어서 사실상 24시간 주식 거래가 가능해요.

어피티의 코멘트
  • JYP: 처음부터 대체거래소에서 모든 국내 상장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초반에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 종목 중 일부를 선정해,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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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토크 장인 되는 법!
아는 척하기 좋은 경제 이슈 <돈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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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티: 100,000,000,000,000는 얼마일까요? 

the 독자: 잠시만요! 일, 십, 백, 천, 만, 십만… 헉, 100조? 

어피티: 맞아요! 0이 무려 14개인 이 숫자는 100조랍니다. 

the 독자: 그런데 갑자기 100조는 왜요? 

어피티: 요즘 물가 때문에 난리잖아요. 물가가 오르다 못해 100조 달러짜리 지폐까지 등장했던 나라 생각이 나서요. (아는 척) 

 

저처럼 아는 척하고 싶은 분들은 지금부터 소개해드리는 <돈스토리>에 주목하세요! 🤗


계란 3개에 1,000억 달러라고? 

 

100조 달러 지폐를 발행한 나라는 바로 아프리카 국가 짐바브웨예요. 100조 짐바브웨 달러의 탄생에는 짐바브웨의 기록적인 초인플레이션이 자리하고 있어요. 당시 물가가 얼마나 높았냐면, 1,000억 짐바브웨 달러로는 고작 계란 3개밖에 살 수 없었대요. 간단한 장을 보기 위해서도 가방 가득 지폐를 채워야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지폐 단위가 점점 커질 수밖에 없었던 거죠. 

 

the 독자: 짐바브웨의 물가는 어쩌다 그렇게 치솟은 거래요?

짐바브웨 전 대통령: … 그건 아마도 나 때문일걸? 

 

역대 최악의 독재자라고 불리는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전 대통령. 그는 짐바브웨의 국고가 바닥나자, 돈을 마구 찍어냈어요. 무가베 전 대통령이 이런 막무가내식 정책을 밀어붙인 데 영감(?)을 준 인물은 놀랍게도 북한의 김일성이고요. 흥미진진하지 않나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을 땐, 이렇게 재미있는 돈 이야기를 꺼내보세요. 어색했던 침묵을 단번에 깨버릴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이런 돈 이야기를 어디서 찾을 수 있냐고요? 

 

BNK금융그룹: 걱정 마세요! 저희한테 다 있어요. (찡긋)


이보다 흥미진진할 수는 없다
머니 + 히스토리 = 돈스토리💰

돈을 중심으로 굴러가는 자본주의 세계에서는 신기하고 놀라운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그 뒤에는 언제나 흥미진진한 히스토리가 가득한 법이에요. BNK금융그룹은 이렇듯 돈을 둘러싼 히스토리들을 모아 유튜브 채널에서 <돈스토리>라는 코너로 소개하고 있어요. 

 

<돈스토리>와 함께라면, 세계 경제는 어렵고 재미없다는 편견은 잠시 접어두어도 좋아요! <돈스토리>에는 앞에서 소개한 ‘’처럼 스몰토크 주제로 제격인 재밌는 세계 경제 이야기들로 가득하답니다. <돈스토리>에서 보실 수 있는 꿀잼 이야기를 몇 개 더 소개해 드릴게요.

 

  • CU, GS25, 이마트까지, ‘몽탄 신도시’라고 불리는 🇲🇳
  • 스타벅스도 살아남지 못하는 ‘프랜차이즈 카페의 무덤’ 🇻🇳
  • 네팔에선 한국어로 욕하면 안 돼요! 한국어학원이 1천 개가 넘는 🇳🇵
  • 공과금도, 축의금도, 주택매매도 모두 QR코드로 가능한 🇨🇳
  • “오늘부로 해고입니다.” 드라마 같은 해고가 비일비재한 🇺🇸


이 모든 이야기가 10분 안팎의 짧은 영상에 담겨 있어요. 경제학자의 관점부터 현지의 생생한 이야기까지 알차고 유익한 정보들이 가득해요. 와 함께라면 이제 스몰토크도 두렵지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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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칼럼
돌봄 재정, 왜 항상 부족한가요?

글, 박한슬


📌 필진 소개: 안녕하세요, 약 대신 글을 짓고 있는 약사 박한슬입니다. 라디오에서는 약과 질병에 대한 상식을 전하고, 신문에는 바이오산업과 의료정책에 대한 글을 쓰다 여러분을 만나게 되었어요. 복잡한 의료와 보건, 바이오산업 이슈를 차분하게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돌봄의 경제학> 연재를 쭉 함께한 머니레터 독자분들은 돌봄의 영역도 결국 돈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걸 많이 느끼셨을 거예요. 돌봄 인력을 고용하려면 돈이 들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인력을 고용하려면 더 많은 돈이 들며, 간병인 한 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를 줄이는 데에도, 돌봄 시설에서 재활 치료를 병행하는 데에도 돈이 드니까요.


다시 말해, 지금까지 그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복합적인 돌봄의 질 개선이 이루어지지 못한 이유는 돈이 부족하기 때문이란 뜻이기도 합니다.


분명 나는 세금도 꽤 내고, 건강보험료도 적진 않게 내는 것 같은데. 나라에서 이런 중요한 문제에 쓸 돈이 충분하지 않은 이유가 뭘까요? 이는 크게 세 가지 이유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하나씩 차근차근 살펴볼게요.


돌봄 재정이 부족한 첫 번째 이유:

역피라미드 인구구조, 높아지는 부양비


저출생·고령화가 심각하다는 사실은 참 많이 보도됐어요. 그런데 구체적으로 그런 현상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는 비교적 구체적으로 소개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혹시 노년부양비(Elderly Dependency Ratio)*라는 용어를 접해보셨을지 모르겠어요. 풀어보면 ‘일하는 청·장년’ 1명이 ‘은퇴한 노인’ 몇 명을 부양해야 하는지 비율로 나타낸 값입니다. 구체적인 예를 볼까요?


* 노년부양비: 노인인구를 생산가능인구로 나눈 값

  • 젊은이 5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경우

  : 노인 1명 ÷ 젊은이 5명 = 1/5 = 노년부양비 0.20


  • 젊은이 4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경우

  : 노인 1명 ÷ 젊은이 4명 = 1/4 = 노년부양비 0.25


  • 젊은이 3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경우

  : 노인 1명 ÷ 젊은이 3명 = 1/3 = 노년부양비 0.33


  • 젊은이 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경우

  : 노인 1명 ÷ 젊은이 2명 = 1/2 = 노년부양비 0.50

현재 유럽 등의 주요 선진국들은 노년부양비가 0.25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즉, 돈을 버는 청·장년 4명이 노인 1명을 부담하는 구조예요. 


우리나라도 2023년 기준으로 이 수치가 0.26이니 주요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15년 정도만 지나도 이 수치가 급격하게 나빠진다는 거예요.


작년인 2023년에 태어난 아이들이 15살이 되어 ‘생산가능인구’에 포함되는 해가 바로 2038년입니다. 이때가 되면, 노년부양비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난 0.55 정도로 치솟습니다. 지금은 젊은이 4명이 노인 1명을 부담하고 있지만, 15년만 지나면 젊은이 2명이 노인 1명을 부담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와요. 


현재의 돌봄 재정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노인 1명에게 쓸 수 있는 돈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셈입니다. 이런 예측 때문에 현재는 복지 지출이 늘어나는 걸 최대한 억제하고 있어요.


돌봄 재정이 부족한 두 번째 이유:

한국의 노후대비와 세금의 구조적 특징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일부 서유럽 국가들과 미국은 은퇴 후 연금으로 생활한다는 전통이 강하게 자리잡은 편입니다. 애초에 연금이라는 제도가 출발한 곳이 유럽 지역이에요. 두 지역 모두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본격적인 연금제도가 자리를 잡아, 1970년대 이후로는 거의 전 국민을 포괄하는 연금제도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어요. 


일부 서유럽 국가들과 미국에선 연금제도가 자리잡은지 최소 100년이 넘은 셈입니다. 그러니 직장인들도 은퇴 이후의 생활비를 연금의 형태로 저축해 두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그 제도에 맞춰 ‘소득’에 과세하는 문화가 자리를 잡았어요. 소득은 비교적 과세하기 용이하고,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큰 데다 경제활동을 하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부과할 수 있어요. 증세의 필요성이 제기될 때마다 소득세가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이유에요.


반면, 우리나라는 연금제도의 역사가 짧은 편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은퇴한 어르신들의 상황을 떠올려보면, 은퇴 후 연금으로 생활한다는 얘기보단 ‘노후 자금’으로 생활한다는 얘기가 더 익숙해요. 


노후 자금은 보통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을 구매하거나, 매달 월세를 받기 위한 수익형 부동산을 매입하는 형태로 사용돼요.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은 은퇴 후 매달 생기는 일정 금액의 ‘소득’이 아닌, 목돈을 모아 구매한 ‘자산’을 통해 노후 생활을 한다고 볼 수 있어요.


이런 방식을 제주대 김도균 교수는 ‘자산 기반 복지’라고 정의했어요. 그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의료를 지탱하는 건강보험은 물론이고 노인 돌봄에 대한 재원으로 쓰이는 장기요양보험 역시 실질적으로 ‘소득’에만 부과**되고 있다는 점이에요.


많은 사람이 노후 대비를 자산 형태로 했는데, 세금과 사회보험료를 걷는 건 소득에 대해서만 진행되니 재원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는 거예요. 꾸준한 현금 흐름 없이, 은퇴 후 집 한 채가 거의 전 재산인 분들의 삶이 쉽게 궁핍해지기도 하고요.


** 현재 지역가입자에 대해서는 재산에 따라서 보험료를 일정부분 부과하고 있긴 합니다


지금 사는 내 집을 나라에 담보로 맡기고, 매달 생활비를 대출받다가, 사후에는 주택을 매각하는 방식의 제도를 주택연금이라고 하는데요. 반드시 주택연금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내 노후를 현금화하기 어려운 ‘자산’에만 의존하는 현재의 방식이 바뀔 필요는 있습니다. 


돌봄 재정이 부족한 세 번째 이유:

복지 재정을 둘러싼 딜레마


인구구조 문제와 재정 문제만으로도 이미 상황이 어려운데, 한 가지 문제가 더 있습니다. 바로 복지 재정을 둘러싼 딜레마예요. 이 부분은 예시를 통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최근 일본에선 어린이 놀이터들이 노인들을 위한 생활운동시설로 바뀌고 있어요. 어린이가 줄고, 노인이 늘어나니 벌어지는 당연한 일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찬반 대립이 존재합니다. ‘한정된 공공부지’에 어떤 시설을 들여놓을 것인가를 두고 어느 쪽을 택해도 정답이 아닌, 딜레마가 발생하는 것이죠.


공공부지가 한정되어 있듯, 우리 사회의 복지 재정도 규모가 거의 정해져 있습니다. 그런데 앞서 확인한 두 가지 이유로 인해 노인에 대한 복지 지출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어요. 


놀이터나 생활운동시설이냐 하는 문제처럼, 재정을 놓고도 의료와 돌봄 사이에서도 누가 더 많이 가져갈 것인지 갑론을박이 발생해요. 조금 더 시선을 넓히면 노인에 대한 복지 지출은 교육이나 보육, 장애인 같은 소수자 복지와도 재정을 둘러싼 슬픈 쟁탈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복지 재정은 한정돼있습니다. 이 재정을 미혼모에 대한 양육비 지원에 더 많이 써야 할까요, 아니면 장애인 활동지원사에게 우선해서 써야 할까요, 아니면 돌봄이 필요한 노인의 재활 운동에 먼저 써야 할까요?


세금과 보험료 개편이 필요해요


윤리적 딜레마를 불러일으키는 현실에 놓이지 않으려면, 복지 재정의 절대적 규모 자체를 늘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세금의 형태가 되었든, 아니면 특정한 목적에만 쓰게끔 만든 사회보험의 형태가 되었든 간에 재원 자체가 늘어야만 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에요.


그렇지만 재원 자체의 확대에 대한 반대나 저항도 그만큼 크다는 게 현실입니다. 만약 상위 1%나 상위 10% 같은 부유층에게 엄청나게 높은 소득세를 부과하더라도, 실제로 계산해 보면 필요한 복지재원에선 한참 모자라요. 결국은 중산층부터 상위층까지 모두가 동참해야 그 정도 규모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어요. 


흔히 복지 선진국이라고 얘기되는 스웨덴 같은 국가는 소득세율이 32% 수준이며, 직접적인 소득세를 안 내는 인구가 전체의 6.6% 수준에 불과합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33.6% 정도의 국민이 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습니다. 스웨덴과 같은 국가에서 전국민을 대상으로 넓고 촘촘한 복지를 제공할 수 있는 이유는 세금도 그만큼 넓고, 촘촘하게 걷어가기 때문입니다.


똑같이 연봉 3,600만 원을 받는 1인 가구 직장인이 있다고 가정하고 한국과 스웨덴의 세금 납부액을 비교해 볼게요.


  • 한국: 을 내요
    • 국민연금, 건강보험 같은 4대보험 금액을 모두 합치면 연간 390만원 정도를 내요
  • 스웨덴: 을 내요
    • 스웨덴은 사회보험료를 근로자와 기업이 반씩 나눠 내는 게 아니라, 기업이 100% 부담해요


한국과 스웨덴은 내는 금액 자체가 너무 차이가 나죠? 스웨덴의 경우는 ‘조금 더 내고, 많이 받는다’가 아니라 ‘많이 내고, 대신 그만큼 받는’ 형태에 가깝습니다. 


꼭 세금을 올려야만 하나요?


부족한 복지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꼭 세금을 올려야만 하는지 궁금증을 갖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복지재정을 늘리는 데는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다른 분야에 쓰이는 세금을 줄이고, 그만큼을 복지재정으로 돌리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2024년 기준으로, 1년 예산의 32%가 사회복지 재정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유관 분야인 보건까지 포괄하면 46%를 관련 분야에 쓰는 중이라,

다른 분야의 세출을 조정하기도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상황이에요.

두 번째는 국가에서 우선 빚을 내 복지재정으로 사용하고, 나중에 이를 갚는 형태예요.


국가채무, 보통은 줄임말인 ‘국채’로 더 많이 쓰는 식의 재정확보 방법인데요. 우리나라는 다른 OECD 선진국과 비교해 국가채무 비율이 상당히 낮은 축에 속하긴 합니다. 그렇지만 미래에 원금과 이자를 갚아야 하는 건 일반 대출과 다를 바가 없어서, 지금 발행되는 국채를 후속 세대가 갚아야만 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지금의 증세를 유예하여 미래 세대가 세금을 더 내게 만드는 거죠. 


다만, 국채 발행은 재정확보 목적만이 아닌 경기 부양 등 복잡한 효과를 내서 단순히 좋다/나쁘다로 단정지어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가 앞서 설명드린 대로, 나라에서 걷는 세금을 늘리는 방식이에요. 다만, 소득이 늘어난다고 소비가 무한정 늘어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부가가치세 처럼 소비에 붙는 세금은 도리어 저소득층에게 더 부담을 지우는 식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어요. 


소득재분배를 수행하려면, 저항을 감수하더라도 소득이나 자산에 세금을 더 부과하는 게 가장 현실성이 있는 방안이라고 볼 수 있어요. 결국 세금은 모두가 내기 싫어하지만, 충분한 복지재정을 확보하려면 일정 정도의 세금이나 사회보험료를 올리는 것은 장차 불가피한 선택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갑자기 스웨덴만큼은 아니라도, 세금과 사회보험료가 충분히 높아지지 않는다면, 돌봄이 ‘외주화’를 벗어나 ‘사회화’된 형태로 자리잡기란 쉽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떤 합의를 이룰지가 중요한 이유예요.

🔊 독자 피드백
이런 의견이 있었는데요,

  • 네이버 라인사태를 가볍게 생각했는데 꽤 큰 문제가 담겨있었군요.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해징 님)
  • MZ공감은 읽을때마다 내 또래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아요! 그리고 어피티 유튜브에 뉴스토스트가 올라왔길래 어제 틀어두고 요리를 했는데요 머니레터에 나왔던 내용이 다시 나와서 복습도 되고, 라디오처럼 듣기 좋았어요! >< (곰돌이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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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 잘쓸레터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