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값이 월급보다 많이 나와요

일한 지 5년 차면 많이들 1억을 모으던데…남들에 비해 모아둔 돈이 너무 없는 거 같아요. 그동안 잘 쓰고 잘 놀았으니 이제 잘 모아보자는 마음이지만 통장 잔고를 보면 매일 같이 현타가 오네요…

머니 프로필

  • 닉네임: 너무 놀아서 현타오는 인생
  • 나이: 만 28세
  • : 쓸 땐 쓰는 고래
  • 돈 관련 목표: 31살 전에 1억 모으기
  • 직장생활 총기간: 5년차
  • 현재 하는 일: 제약회사 연구원
  • 세전 연봉: 4600만 원
  • 월 평균 실수령액: 350만 원 
  • 주거형태: 본가 거주
  • 현재 자산
    • 예적금: 1260만 원(희망적금 만기 후 도약계좌), 1500만 원(예금), 150만 원(청년 처음 적금), 250만 원(웰컴 체크플러스 2m 정기적금), 150만 원(페퍼 2030 적금), 135만 원(토스 굴비 적금), 350만 원(주택청약)
    • 연금: 연금저축 300만 원
    • 투자금: 1500만 원

나의 한 달 현금 흐름 관리 방법

  • 월급날이 25일이어서 말일이 되면 카드 대금을 결제하고 있어요
  • 월급 다음날 바로 적금이 빠져나가게 설정해 뒀어요. 5개로 나눠서 150만 원 정도 적금에 넣고 있어요.
  • 적금이랑 카드값을 월급 받으면 거의 바로 처리하고 있지만 항상 카드값이 월급보다 많이 나와서 적금이나 주식계좌에서 돈을 꺼내오고 있어요. 
  • 25일 월급날 전까지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월말까지 체크카드를 사용하고 있어서 항상 현금은 부족하고 카드값이 많이 나와요. 

월평균 고정비 

합계: 약 233만 원 

  • 적금: 150만 원
  • 주거비: 30만 원(작년부터 부모님께 생활비)
  • 교통비: 52,000원(기후동행 카드)
  • 통신비: 66,550원(핸드폰), 23,100원(인터넷)
  • 보험: 39,000원
  • 유료 구독 서비스: 4,900원(네이버플러스), 4,600원(티빙), 4,990원(쿠팡), 17,900 원(애플뮤직)
  • 자기계발: 34만 원(피트, 헬스)

월평균 변동비

합계: 약 150만 원 

  • 식비: 10만 원(점심은 보통 도시락으로 샐러드나 닭가슴살을 먹어요)
  • 쇼핑: 40만 원 내외 
  • 데이트: 40만 원 
  • 택시비: 10만 원 이내(술 약속 후 늦게 귀가 시)
  • 경조사: 20만 원 
  • 유흥비: 30만 원(친구들과 노는 걸 좋아해서 주에 1회는 술 약속이 있어요)

연간 비정기 지출

합계: 약 580만 원 

  • 연간 여행 경비: 300만 원
  • 연간 명절 비용: 40만 원
  • 연간 경조사 비용: 240만 원



너무 놀아서 현타오는 인생 님의 일주일 머니로그

머니로그 쓰는 동안은 하루라도 무지출 도전! 쇼핑 전 정말 필요한 건지 생각하고 구매하기


1일 차, 일요일

PM 2:00 카페 데이트 (커피+ 케이크) 16,200원

PM 7:30 저녁은 회를 시켜 먹었어요. 69,000원

👉 DAY 1 TOTAL: 85,200원

2일 차, 월요일

주말에 바다에 가기로 해서 놀러갈 때 입을 바지 구매! 53,100원

점심은 도시락으로 무지출

👉 DAY 2 TOTAL: 53,100원

3일 차, 화요일

점심 도시락 무지출

PM 6:40 다음날 도시락 + 저녁 메뉴 장보기 22,000원


👉 DAY 3 TOTAL: 22,000원

4일 차, 수요일

PM 8:00 승진 기념으로 가족들과 외식! 170,000원

PM 10:20 집 가는 길 아이스크림과 과자 55,000원


👉 DAY 4 TOTAL: 225,000원

5일 차, 목요일

친구 생일 선물 29,100원 

친구와 저녁 약속 35,000원


👉 DAY 5 TOTAL: 64,100원

6일 차, 금요일

PM 6:10 집가는 길 당떨어져서 노티드 구매 16,000원

PM 18:40 같이 마실 콜라 3,200원 

👉 DAY 6 TOTAL: 19,200원

7일 차, 토요일

일박으로 떠나는 속초여행

AM 11:20 휴게소 간식 8,600원

PM 1:30 점심 순대국밥 20,000원

PM 8:00 숙소에서 먹을 주전부리 35,000원

👉 DAY 7 TOTAL: 63,600원

일주일 머니로그를 작성해 보니 즉흥적으로 지출하는 비용이 생각보다 많네요. 항상 오늘은 무지출해야지 하고 생각하지만, 지켜지는 날은 거의 없는 거 같아서 아쉬워요.

너무 놀아서 현타오는 인생 님의 일주일 지출

총지출 532,200원

식비: 446,100원

쇼핑/기타: 86,100원

돈 관련 고민과 어피티의 솔루션

Q.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일한 지 5년 차지만 쇼핑과 노는 걸 좋아하다보니 남들과 비교했을 때 모은 돈이 너무 없어요.

신용카드를 줄이고 체크카드를 더 많이 사용하고 싶은데 이미 늘어버린 지출을 잡기가 힘드네요.

결혼도 하고 싶고, 부모님 노후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아서 지금부터 돈을 열심히 모아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모으고 불려나가야 할지 막막해요. 적금이나 예금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 같아서 안전 자금만 넣어놓고, 주식이나 연금저축을 하고 있지만 현명하게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연말 정산과 노후 대비를 위해서는 연금저축을 하는게 좋다는 걸 아는데 이미 중소기업 세금 감면을 받다 보니 굳이 지금 해야 하는지도 고민이 돼요. 

A. 제대로 찾아오셨습니다, 시작이 반입니다. 

너무 놀아서 현타오는 인생 님, 잘 찾아오셨습니다. 어피티가 제대로 모시겠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일단 잘했다는 얘기부터 해드리고 싶어요. ‘돈관리를 잘 못하고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만 품고 외면하는 경우도 많은데, 문제를 직면하고 어피티에 이렇게 사연을 보내주신 것만 해도 정말 잘한 일이에요. 너무 놀아서 현타오는 인생 님(아래부터는 인생 님이라고 부를게요)과 비슷한 고민을 가진 분들께도 깊은 공감과 위안, 또 도움되는 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돈 관리) 너무 잘 해서 현타 안오는 인생’이 되시게끔 어피티가 몇가지 답변을 해드릴게요. 

신용카드는 당장 없애야 해요

인생 님의 주거 환경이나 급여 측면에서 또래 직장인에 비해 안정적이고 넉넉한 환경에 들어와 있어요. 똑같이 벌더라도 다른 분들보다 더 남기고(저축) 불리고(투자) 노후대비도 먼저 시작할 수 있는데(연금), 귀한 기회를 다 놓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분명 인생 님도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처음부터 지금처럼 지출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매달 쇼핑에 40만 원, 택시비에 10만 원, 유흥비에 30만 원을 쓰는 게 당연하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씀씀이가 커져 있는 나’를 만들어낸 데는 신용카드의 역할이 컸을 거예요.

신용카드가 위험하다고 반복적으로 강조해 말씀드리는 건, 신용카드가 그 자체로 나쁘기 때문이 아니에요. 그보다는 신용카드가 돈관리 ‘습관’을 서서히 나쁜 쪽으로 만드는 데 너무 쉬운 도구라서 그렇습니다. 이미 주 단위로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택시를 타고, 쇼핑하는 습관과 루틴이 정착됐는데, 이걸 다시 돌린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그 소비의 만족감과 편안함, 즐거움을 대체할 만한 무언가가 없다면 일상이 텅 비어버린 ‘느낌’이 계속 들 테니까요. 

그렇지만 이대로 둘 수는 없죠.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서서히 신용카드는 줄여 주세요. 신용카드에서 체크카드로 넘어오기 어려운 건 ‘잔고를 신경 써야 하는 생활’을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잔고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처럼 자주 쓰는 플랫폼에서 관리하는 체크카드를 쓰는 것도 좋습니다. 6개월에 걸쳐 조금씩 신용카드 결제를 줄이고 의식적으로 체크카드로 지출하며 서서히 바꿔주세요. 이건 필수입니다!

현실을 눈앞으로 더 당겨오세요

인생 님은 결혼 생각도 있으시다고 했죠. 아주 많은 분들이 이렇게 결혼, 독립, 내 집 마련처럼 큰돈 쓸 일이 생길 때서야 내 재정상황을 직면하고, 내 돈관리의 심각성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재테크나 부동산에 관심 없던 분들도 이런 상황에 떨어지게 되면 급히 정보를 찾아나서고, 지갑을 꽁꽁 닫곤 하죠. 

바로 이 점을 역으로 이용해 봅시다. 인생 님이 당장 1~2년 내에 결혼할 계획이지 않더라도, 당장 내년에 결혼해야 한다(또는 독립해야 한다, 내 집 마련 해야 한다)고 상상해 보는 거예요. 

  • 결혼이나 독립 등으로 내 집 마련을 당장 1년 뒤에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 인생 님이 살고 싶은 동네를 한 군데 떠올려보세요
  • 그 동네의 집값 시세를 네이버 부동산으로 살펴본 뒤
  • (가장 중요) 그 동네의 부동산에 방문해 원하는 조건(입지, 평수 등)로 매매가와 전세가 시세가 어떤지, 요즘 동네 부동산 분위기가 어떤지 물어보세요

아무 생각하지 않고 위 단계를 진행하고 나면, 인생 님의 눈빛은 분명히 달라져 있을 거예요. 온라인으로 손품만 팔아서는 동기부여가 되기보다 자포자기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장에 직접 다녀와야 ‘막연한 돈 고민’이 ‘명쾌한 목표’로 바뀌어요. 

부모님 노후 대비도 언젠가의 ‘현실’이에요

부모님 노후 대비도 마찬가지예요. 나중에 닥칠 현실을 더 현재로 갖고 와보세요. 2020년 국민연금공단 조사에 따르면, 최소생활비를 기준으로 법정 은퇴연령 60세에 은퇴해 100세까지 살 때, 필요한 자산은 약 5억 4,600만 원에 달합니다. 

최소생활비는 ‘이 정도 있으면 밥 안 굶고 냉난방도 튼다’ 하는 정도고요. 적정 생활비는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정도’입니다. 만 60세 이상의 개인 여성이 먹고 살 만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달 113만7000원, 여유있게 살 만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달 169만8000원의 생활비가 필요해요. 

현실적으로 부모님 노후 대비를 위해 월 얼마의 현금이 필요할지, 부모님이 직접 벌 수 있는 방법과 그 금액, 내가 현금으로 지원해야 하는 금액은 얼마인지 생각해보세요. 다가올 현실을 직면해야, 씀씀이를 줄여야 할 ‘진짜 내적 동기’가 만들어집니다. 

연금은 노후대비를 위한 수단이에요

인생 님은 절세 목적으로 연금계좌에 300만 원을 넣고 있다가, 중소기업 취업청년(중기청) 소득세 감면 정책을 받고 있어서 큰 메리트가 없다는 걸 알게 되셨다고 했는데요. 중기청 소득세 감면 정책은 최대 5년까지만 받을 수 있는 혜택이에요. 

지금은 소득세 자체를 최대 90% ‘감면’ 받고 있어서, 연금계좌 세액공제로 더 줄일 만한 세금 자체가 적은 건 사실이지만, 감면 종료 후에는 연금계좌 세액공제로 세금을 아끼는 효과가 클 거예요. 

그리고 근본적으로 연금은 내 노후대비를 위한 수단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해요. 절세 혜택은 정부가 노후대비를 잘하는 사람에게 ‘당근’을 주기 위한 장치고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월 20~30만 원 정도는 연금계좌에 납입하시는 걸 권해 드려요. 

남을 위한 소비, 마음은 좋은데 지갑에는 나빠요

인생 님 스스로 다른 사람을 위해 돈 쓰는 일에 너무 관대한 건 아닐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물론 이번 주가 특별한 주간이었을 수도 있지만, 일주일 머니로그만 봐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돈 쓰는 데 인색하지 않으신 것 같아요.

돈을 쓸 땐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준이 필요한 건 아닌지, 나중을 위해 조금 더 저축할 때는 아닌지 점검해 보셔야 합니다. 돈을 써야 할 때는 이 소비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돈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을 잘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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