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을 용돈처럼 쓰는 저, 어떡하죠?

안녕하세요!


사진: Unsplash의 Vladislav Klapin

머니 프로필

  • 닉네임: 왕앙
  • 나이: 만 30세
  • : 현실적인 라쿤
  • 돈 관련 목표: 3년 동안 5천만 원 모으기
  • 현재 하는 일: IT기업 리서치 사원
  • 연봉: 4,400만 원
  • 월평균 실수령액: 320만 원 
  • 주거 형태: 본가 거주
  • 현재 자산
    • 예적금: 450만 원
    • 대출금: 2,500만 원(학자금 대출)

나의 한 달 현금 흐름 관리 방법

  • 매월 25일 월급이 들어오면 카드대금을 전부 납부해요. 우리은행은 25일이 결제일이고, 신한은행은 10일이 결제일인데 신한은행은 선납해 버립니다.
  • 십일조 하고 남은 금액 중 적금, 곗돈, 보험비, 차 할부 등 현금이 나갈 부분은 당일에 바로 정리해요.
  • 남은 현금은 비상금으로 가지고 있으면서, 신용카드를 주로 사용해요.
  • 현재는 주식은 할 때가 아닌 것 같아 소액 장기투자만 남겨두고 정리한 상태예요.

월평균 고정비

합계: 약 170만 원

  • 교통비: 19만 원(버스비 8~9만 원, 차 할부 10만 원)
  • 통신비: 15만 원(집 TV, 인터넷 결합)
  • 보험료: 8만 원(어린이 보험. 이외에 실비나 자동차 보험은 어머니가 납부해 주시는 중)
  • 유료 구독 서비스: 리디 자동충전, 네이버멤버십, 바이브, 아이폰 클라우드
  • 자기계발: 직무 관련 학원 30만 원, 수영 9만 원
  • 모임비: 4만 원(두 그룹 각 2만 원씩)
  • 여행비: 20만 원(유럽 여행을 위해 친구와 공동 적금)
  • 대출상환: 약 31만 원(학부, 대학원 합쳐서)
  • 기타: 30만 원(십일조)

월평균 변동비

합계: 약 174만 원

  • 식비: 10만 원
  • 쇼핑: 50만 원
  • 경조사: 70만 원
  • 문화생활: 34만 원
  • 병원: 10만 원

연간 비정기 지출

  • 연간 여행 경비: 300만 원
  • 연간 명절 비용: 60만 원
  • 연간 경조사 비용: 240만 원

왕앙 님의 일주일 머니로그

이제 입사한지 반년도 되어가고, 이제 진짜 돈 아껴보고 새로운 사람이 되기로 결심하며 해외여행 다녀온 직후부터 머니로그 작성해 봤어요!

1일 차, 월요일

PM 12:00 김치찌개 14,500원

일주일 정도 해외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김치찌개 먹었어요. 3시간 가까이 연착이 전날 6시부터 굶었거든요. 허겁지겁 먹고 공항버스를 탔습니다.

PM 1:00 공항 리무진버스 17,000원

PM 3:00 택시 7,900원 

짐이 많아서 집까지 택시

👉 DAY 1 TOTAL: 39,400원

2일 차, 화요일

PM 12:00 카레 9,500원, 에그타르트 3,500원

회사 출근! 점심으로 카레 먹었어요. 식대가 지원되는데 한도가 있어서 차액은 추가 지출을 하고 있어요.

PM 4:00 학원 등록 270,000원 

직무 교육 받으려고 학원 등록했어요. 재등록 10% 할인받아 결제했고, 4개월 할부예요. 

👉 DAY 2 TOTAL: 283,000원

3일 차, 수요일

AM 8:00 커피 2,700원
너무 피곤해서 ㅠㅠ 커피 한 잔 마셨습니다.

PM 12:00 점심 4,000원

회사 앞에서 점심 먹었어요. 적당한 가격대에 든든해서 자주 찾아요.

PM 8:00 콘서트 137,200원
제가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 취켓팅(취소표 잡기)에 성공했어요. 8월에 열릴 콘서트지만 동기 부여가 되는 것 같아요.

👉 DAY 3 TOTAL: 143,900원

4일 차, 목요일

PM 12:00 점심 맥도날드 2,500원

식대 지원이 되어서 차액만 결제했어요.

👉 DAY 4 TOTAL: 2,500원

5일 차, 금요일

PM 12:00 점심 샌드위치 1,500원
저녁에 약속이 있으면 간단하게 먹어요. 식대 차액만 결제했어요.

PM 7:00 저녁 마라샹궈 19,250원

친구랑 저녁에 오랜만에 만나서 사 온 선물도 주고 맛있는 것도 먹었어요! 맥주도 먹고 디저트도 한 번에 끝내니 가격이 좀…! 하지만 따로 카페 가는 값은 아낀 것 같아요.

결제는 제 카드로 했지만, 친구가 반을 보내줬습니다. 그리고 소화도 시킬 겸 같이 쇼핑몰 구경했지만 따로 쇼핑을 하진 않았습니다.

👉 DAY 5 TOTAL: 20,750원

6일 차, 토요일

PM 3:00 주차비 1,800원

PM 8:00 웹툰 충전 10,000원

제가 초보운전이라 매번 운전 연습을 가거든요. 그래서 오랜만에 또 운전 연습 겸 드라이브를 갔어요. 주말에는 딱히 뭘 안 하는 것 같아요. 이날은 오랜만에 누워 있다가 추천받은 웹툰 보며 하루 보냈어요.

👉 DAY 6 TOTAL: 11,800원

7일 차, 일요일

헌금 10,000원

일요일은 교회에 다녀온 게 전부라 사진이 없습니다!

👉 DAY 7 TOTAL: 10,000원

일주일간 지출 총액

쇼핑/기타: 427,200원

식비: 57,450원
교통비: 24,900원

👉총 509,550원

왕앙 님의 일주일 지출

총지출 509,550

쇼핑/기타: 427,200원

식비: 57,450원

교통비: 24,900원


돈 관련 고민과 어피티의 솔루션 

Q. 돈을 너무 많이 쓰는데, 어떻게 줄여야 하죠?

제가 돈을 너무 많이 쓰는데 생활비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줄여야 할지 감이 안 잡혀요. 돈을 모으기 위해 쇼핑이나 친구 만나는 걸 무조건 줄이고 싶지는 않은데, 적절한 선을 잘 모르겠습니다.

작년 말에 취업해서, 수습 기간은 그냥 실컷 쓰자고 마음 먹고 최소 금액만 저축하며 보냈더니, 월평균 소비 금액이 400만 원을 넘었어요. 2년 넘는 취준 기간 동안 계약직, 인턴 등을 병행하며 조금씩 모아 둔 돈들도 같이 사용했어요. 치과치료, 해외여행, 부모님 두 분의 환갑 같은 경조사 등을 거치며 목돈이 사라졌습니다. 

본가에서 살고 있지만, 개인 생활비는 독립한 상태입니다. 부모님이 돈을 모으라고 하셔서 따로 생활비는 드리지 않고 지내지만, 나이도 있고 제가 장녀라 부모님이 필요한 게 있으시거나 동생들이 뭐 필요하면 제가 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3월에도 아빠 갤럭시 버즈 사드리고 동생 기타를 사줬어요. 가족에게 쓰는 돈은 아깝지 않지만 좀 더 계획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연봉 외에도 연에 천만 원 이하의 부수입이 있고, 부모님 집에서 평생 살 수도 있는 환경이라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제가 월급을 약간 용돈처럼 쓰는 것 같아요.

3년쯤 후에 이직하고 싶은데, 그때까지 5천만 원은 모으고 싶어요. 이직 후 다시 3년 동안 열심히 모아 1억을 만들고 싶고, 이후에는 30대 안에 소형 평수라도 내 집 마련을 해서 독립할 계획입니다.

A. 한번 늘어난 소비는 줄이기 어려워요

왕앙 님, 첫 직장 입사 후 지출이 너무 커서 고민이시군요. 실제로 카드값부터 고정비, 변동비가 정말 많이 나가고 있어서, 전해 드릴 조언이 한 바가지예요. 그래도 스스로 문제를 인지하고, 이렇게 사연을 보내주신 것에는 박수를 드리고 싶어요. 

어피티 머니로그에는 ‘돈 관리를 이미 잘하고 계신 분들’의 사연도 꽤 자주 소개되는데요, 왕앙 님이 용기내주신 덕에, 비슷한 고민이 있는 많은 분들께 큰 도움이 될 거예요. 무슨 일이든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현실을 직시하는 게 먼저라는 사실, 알고 계시죠? 왕앙 님도 이미 머니로그를 쓰시면서 ‘현재의 나’를 직면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해요.

가장 어려운 첫 발을 내딛은 왕앙 님이 목표 달성을 위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오늘은 조금 따끔하게 조언을 전해 볼게요. 

첫 입사 후 ‘1년만 실컷 쓰자’ 마인드, 정말 위험해요

첫 직장 입사 후에 ‘일단 1년만 마음껏 써보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입시 경쟁에, 학업에, 취업 경쟁까지, 지난 몇 년간 경쟁하며 살아온 걸 감안하면 보상심리가 생기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에요. 

문제는 그 ‘1년만’이 ‘2년만’이 되고, ‘3, 4, 5년만’으로 이어지기 매우 쉽다는 점이에요. 통장에 돈이 없어도 결제가 가능하게 만드는 마법의 도구, 신용카드가 있다면 더더욱 위험하죠.

신용카드 무한루프. 이 루프에 빠지면 헤어 나오기가 정말 어려워요

어피티가 처음부터 ‘체크카드 생활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하는 이유예요. 체크카드를 쓰면 과소비하더라도 내 월급 내에서 저축과 소비가 이루어지니까, 소비가 월급 규모를 넘어설 일이 없죠. 

신용카드 월 사용금액을 정해 두고, 혜택을 받기 위한 전월 실적까지만 사용한 뒤 체크카드를 쓰시는 분도 있긴 해요. 하지만 이런 분들은 고수 중에서도 초고수예 속해요. 원래도 소비가 큰 편이라면, ‘혜택 챙기기 위해 신용카드 써야지’라는 생각은 애초에 머릿속에서 지워야 해요. 더 큰 소비를 부르는 아주 위험한 도구니까요. 

왕안 님은 주로 쓰는 신용카드가 2개인데요, 저축을 잠시만 멈춰도 좋으니 당장 신용카드부터 없애주세요. 당장 내일부터 체크카드로 결제하고, 신용카드에 걸려 있는 정기 결제도 계좌에서 자동이체 되도록 바꿔주세요. 단번에 끊어내기는 쉽지 않지만, 3~4개월 정도 차근차근 남은 결제대금, 할부금을 갚아나가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 정도는 써도 괜찮아’의 범주가 너무 넓어요

본가 거주하는 싱글이라면, 최소 월급 절반은 저축해야 해요. (이것도 최소 금액이에요. 다른 전문가들은 월급의 80%를 저축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해요) 이 말을 뒤집어보면, 왕앙 님의 월평균 소비 금액(400만 원)은 월 실수령 800만 원 버는 사람 수준이라는 뜻이겠죠.

이미 왕앙 님은 월 실수령액(320만 원)보다 월평균 소비 금액(400만 원)이 더 큰 상황이에요. 지금 소비 금액에서 절반 이상은 줄여야, 어피티가 권장하는 저축 금액(월 160만 원 저축)만큼 저축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줄일 수 있는 부분을 짚어볼게요

  • 고정비 줄이기
    • 통신비 줄이기: 인터넷은 KT닷컴에서 3년 약정할인 받으면 월 20,900원에 이용 가능하고, 제휴 알뜰폰통신사에서 LTE 데이터 무제한으로 가입해도 월 2만 원대부터 이용할 수 있어요
  • 변동비 줄이기
    • 옷 쇼핑 없애기: 쇼핑은 천천히 줄일 수 없기 때문에 ‘끊는다’는 생각을 하셔야 해요. 외부 미팅이 많아 옷을 잘 입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지만, 이건 왕앙 님의 옷 쇼핑을 합리화하기 위한 너무 좋은 근거가 될 뿐이에요. 딱 3개월 옷 안 사기로 마음 먹고, 일단 옷장 정리부터 해보세요. 생각보다 입을 옷, 조합이 많다는 걸 깨닫게 될 거예요. 
    • 외식비 15만 원 이내로 줄이기: 왕앙 님은 가족, 지인과의 모임에서 돈을 많이 쓰시는 것 같아요. 왕앙 님이 형제자매 중 가장 많이 벌어서, 지인에게 전에 얻어먹은 적이 있어서가 이유라고 하셨는데요, 앞으로는 왕앙 님 본인을 중심에 두고 외식비 예산을 세워 그 안에서 지출하셔야 해요. 관계, 감정과 관련된 초과 지출은 여러 가지 이유를 달고 계속 따라오게 돼 있기 때문에 마음을 강하게 먹어야 해요 

저축 vs. 대출, 일단 대출 상환이 우선이에요

왕앙 님은 학부, 석사 때 받은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에요. 학자금 대출은 금리가 낮은 편이기 때문에 차근차근 갚아나가야 한다고 말하는데요, 왕앙 님은 대출 상환을 목표로 중도 상환을 해서라도 더 빨리 갚는 걸 추천해 드려요. 

왕앙 님에게는 돈을 아껴야 하는 확실한 목표가 필요해요. 지금 상황에서는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세요’보다는 명확한 ‘결론’이 있는 ‘대출 상환’을 목표로 하시는 게 좋겠어요. 학자금 대출을 모두 갚고 ‘대출 0원’이 되는 시점을 당기겠다는 마음으로 대출 상환에 주력해 보세요. 

말씀해 주신 것처럼 회사에서 회사에서 월급을 주기 전, 의무상환액을 공제해 납부하도록 하고, 그 이후에도 저축할 돈을 대출 상환에 써서 수시 상환을 할 수 있어요.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왕앙 님이 소비지출로 쓸 수 있는 가처분소득이 줄어들게 됩니다. 빠듯하지만, 의도적으로 빠듯하게 생활하는 환경을 만들어놔야 왕앙 님이 지출을 줄이는 데 더 확실한 동기부여가 될 거예요. 

장기적으로 ‘이 구조’를 만들어야 해요

대출을 다 갚고 나서, 왕앙 님은 다시 저축을 재개해, 선저축 후지출 구조를 만들어야 해요. 

  • 신용카드는 사용하지 말고, 100% 체크카드로 결제합니다
  • 월급일에 적금 금액이 자동이체로 나가도록 만들어 두세요
  • 이때, 처음부터 너무 욕심내서 저축액을 늘려서는 안 됩니다. 현금이 부족해 적금을 깨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어요. 매달 하나씩 가입해 적금 개수를 차근차근 늘려가시는 걸 추천해 드려요. 
  • 기존 적금의 이체일도 월급일로 설정돼 있지 않다면, 월급일로 바꾸어 주세요

이렇게 하면 월급일부터 월급의 대부분이 저축 목적으로 이동해 있어서 소비할 여윳돈이 줄어들게 됩니다. 재테크의 시작, ‘선저축 후지출’가 이뤄지게끔 만든 거죠. 

선저축 후지출 구조를 만들면, 소액결제로 어떤 게 나가는지 세세하게 파악할 필요도 없습니다. 애초에 쓸 돈이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지출이 줄어들게 돼요.

물론 여기서의 ‘후지출’은 체크카드로 이루어져야 해요. 그래야 의식적으로 예산 내에서 돈을 쓰게 돼, 단순하면서도 더 빠르게 5천만 원 마련 목표로 다가갈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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