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망하는 기업을 찾는 방법

글, 강환국 에는 워런 버핏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 전략을 알아봤습니다. 기업의 청산 가치를 추정하고, 시가총액이 청산 가치보다 낮은 기업에 투자하는 방법이었죠.  즉, ‘기업이 망했을 때’를 가정하고 현재 저평가됐는지를 확인했던 건데요. 이번 시간에는 ‘안 망하는 기업’을 찾아내는 방법과 그 방법을 활용해 만들어낸 투자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우리 회사가 
부도났다?

“이번에 어렵게 입사해서 이제 겨우 6개월 일했어요. 
수습 기간이 지나고 회사가 어려워져서 월급이 밀리더라고요.
그래도 회사만 믿고 계속 다녔죠. 
그런데 대표이사가 도망가고… 회사는 부도… 흑흑…”

어렵게 입사한 회사가 부도난다는 건 정말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죠. 특히 밖에서 봤을 때 탄탄한 기업이었다면 더 충격이 클 거예요. 회사 상황이 안 좋을 줄 미리 알았다면 차라리 다른 기업에 지원했을 테니까 말이에요. 이런 상황을 피할 방법은 없는 걸까요?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는 말이 있지만, 기업의 속은 입사 전부터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특히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이라면 더 쉽죠. 기업이 재무제표를 통해 공개하는 숫자에 답이 있거든요. 

물론, 숫자가 나와 있다고 해서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숫자 속에서 의미를 찾아내야 제대로 분석할 수 있어요. 수익성, 성장성, 안정성, 활동성, 가치지표 등 재무제표 속 여러 가지 내용 중에서 오늘은 안정성을 중심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안정성을 확인하는
네 가지 방법

회사는 보통 빚을 못 갚게 됐을 때 파산하죠. 반대로 말하면, 거래처에 지급할 돈도 밀리지 않고 잘 지급하고,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도 제때 갚는 회사는 파산할 확률이 낮습니다. 이렇게 회사가 파산할 확률이 낮은 것을 두고 안정성이 높다고 말합니다. 

아래는 기업의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네 가지 지표입니다. ‘파산할 확률이 높은 기업인지 아닌지’를 점검할 수 있어요.

첫 번째, 차입금 비율

차입금이란 기업이 가진 부채의 일종입니다. 사전적인 설명으로는 ‘기업이 일정 기간 빌린 돈’을 뜻하는데요. 갚을 때 원금에 더해 이자도 내야 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에요. 

차입금 비율 = 차입금(이자를 내는 부채) / 자본총계X100

차입금 비율은 위 공식에 따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차입금 비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기업은 파산할 가능성이 작아요. 이론상으로는 30% 이하를 적정 비율로 봅니다.

두 번째, 부채 비율

기업의 부채에는 차입금과 다르게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부채’도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우리가 ‘외상’이라 부르는 ‘매입채무’예요. 

부채 비율 = 부채 총계 / 자본 총계X100

부채 비율은 차입금과 매입채무 등 기업의 전체 부채를 고려하는 지표입니다. 기업이 자본 대비 부채를 얼마나 가졌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비율이 낮을수록 재무구조가 건전하고 안정성이 높은 기업이라고 보는데요. 부채 비율이 200% 이상인 기업은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세 번째, 유동 비율

유동비율은 공식부터 확인해볼게요.

유동 비율 = 유동 자산 / 유동 부채X100

유동 자산은 1년 이내에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 유동 부채란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부채를 말합니다. 유동  비율이 높을수록 단기지급능력이 양호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동 비율이 100%를 초과해야 안정적이고, 200% 이상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해요.

위의 공식에 따라 유동 비율이 100% 이하인 기업이 있다고 해볼게요. 이 기업은 1년 동안 갚을 부채가 100억 원인데 1년 내 현금화 가능한 자산(유동 자산)이 100억 원도 안 된다는 뜻입니다. 유동 자산이 50억 원밖에 없다면 당장 다음 1년을 버티지 못할 수 있다는 거예요.

지난 시간에 소개한 벤저민 그레이엄은 ‘되도록 유동 비율이 200% 이상인 기업에만 투자하라’라는 조언을 남겼죠.

네 번째, 이자보상 비율 

이자보상 비율이란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것입니다. 기업이 이자를 상환할 수 있는 근본적인 능력을 측정하는 지표예요. 

이자보상 비율 = 영업이익 / 이자 비용X100

이자보상 비율이 100%보다 크다는 것은 영업활동으로 번 돈이 금융비용을 지불하고 남는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이자보상 비율이 100%이라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에요. 영업이익을 전부 이자 막는 데 쓰고 있다는 의미거든요.  최소한 300% 이상의 값이 나와야 안심할 수 있는 상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음 기업의 
안정성 비율은? 

이제 기업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서 앞에서 언급한 지표를 적용해볼게요. 다음 기업의 차입금 비율, 부채 비율, 유동 비율을 구해볼까요?
단위: 억 원
  • 차입금 비율: (단기 차입금 123 + 장기 차입금 75 + 회사채 66) / 자본 130 X 100 = 203%
  • 부채 비율: (유동 부채 218 + 고정 부채 171) / 자본 130 X 100 = 299%
  • 유동 비율: 유동 자산 196 / 유동 부채 218 X 100 = 89.9%
차입금 비율은 낮을수록 파산 가능성이 작아진다고 말씀드렸는데요. 30% 이하를 적정비율로 봤을 때, 이 회사의 재무 상태가 안전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죠.  부채 비율은 낮을수록 건전한 재무 상태일 텐데 꽤 높네요. 유동 비율은 100% 이하인 기업은 재무 상태가 위험하다고 볼 수 있는데, 그 기준에도 못 미쳤습니다. 제가 이 기업에 입사하기 전에 이 지표를 봤다면, 입사하기가 꺼려졌을 거예요.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도, 투자자에게도 기업의 안정성은 매우 중요한 지표입니다. 한 번 눈에 익혀두면 앞으로 두고두고 도움이 되니까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이해해보세요!

✅ 체크포인트

  1. 기업의 안정성이 궁금하면,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상장기업의 재무제표를 확인해본다. 
  2. 기업의 안정성 비율을 확인할 때는 차입금 비율, 부채 비율, 유동 비율, 이자보상 비율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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