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을 위한 노동법 – 2탄

people sitting on chair with brown wooden table
글, 푸른바다


📌 코너 소개: 돈을 버는 것, 불리는 것만큼 ‘번 돈을 잘 지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코너에서는 변호사 푸른바다 님과 함께, ‘내 돈을 지키는 생활법률’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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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회초년생을 위한 노동법 주제는 퇴직금제도예요. 퇴직금은 일하는 기간 동안 적립돼, 퇴직할 때 받을 수 있는 목돈이에요. 아무리 적게 받아도 한 달 월급만큼은 나오다 보니, 회사도 근로자도 이 목돈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고민이 많아요. 


2000년대 들어 정부 차원에서도 근로자들이 퇴직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도록 하기 위해 오늘 설명해드릴 퇴직연금이 그 대표적인 사례예요.

퇴직금제도 vs 퇴직연금


흔히 ‘퇴직금’이라고 말하지만, 정확한 명칭은 ‘퇴직급여’예요. 돈을 수령하는 형태에 따라 단순 적립 후 일시불로 받는 ‘퇴직금’과, 매달 적립되는 퇴직급여를 회사나 직장인이 직접 운용해서 이직했을 때도 금융상품처럼 이어지도록 하는 ‘퇴직연금’으로 나뉘어요.


 현행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급여 제도는 4가지로 구분돼요.

  • 퇴직금제도
  • 확정급여형퇴직연금제도(DB)
  •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DC)
  •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


사용자는 이중에서 하나 이상의 제도를 설정해야 하는데, 별도로 설정하지 않았다면 일반적으로 ‘퇴직금제도’가 적용됩니다. 


퇴직급여 제도 적용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는 다음과 같아요.

  •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


퇴직금제도


퇴직금제도는 1년 이상 근속한 근로자가 퇴사 시 일시불로 퇴직급여를 지급하는 제도로서, 퇴직급여를 회사 내부에서 적립하는 방식이에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근로자에게 지급하게 됩니다.

Tip. 평균임금이란? 🔍


평균임금은 평균임금을 산정해야 할 사유 발생일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1일 평균치를 말해요. 만약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적은 경우라면 그 통상임금액을 평균임금으로 간주해요.


평균임금은 퇴직금이나 업무상 재해에 따른 재해보상금 등을 산정할 때 기준으로 이용됩니다.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해 왔고, 법과 규칙에 의해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있는 금액은 명칭에 상관없이 모두 평균임금 산정에 포함돼요.


성과급이 평균임금에 포함되는 임금인지 아닌지는 재판에서 가장 많이 다투게 되는 주제예요. 최근 판결들은 성과급의 임금성을 인정하는 추세인데요, 성과급 체계나 지급조건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수 있어요.

퇴직연금제도


퇴직연금제도는 퇴직근로자에게 지급할 퇴직급여를 매달 외부 금융기관에 적립, 회사 또는 근로자가 운용하도록 하는 제도예요. 운용 권한을 누가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퇴직급여 제도가 분류돼요.


  • 확정급여형퇴직연금제도(DB): ‘근로자가 받을 퇴직급여의 수준’이 사전에 결정되어 있는 퇴직연금제도예요
    • 퇴직금 지급을 위해 납입한 적립금을 사용자가 운용해요
    • 적립금 운용에 따른 손익이 사용자에게 귀속돼요
    • 적립금 운용 손익과 관계없이 근로자는 퇴직금을 지급받아요
  •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DC): ‘사용자가 부담할 부담금의 수준’이 사전에 결정되어 있는 퇴직연금제도예요
    • 퇴직금 지급을 위해 납입한 적립금을 근로자가 운용해요
    • 적립금 운용에 따른 손익이 근로자에게 귀속돼요 
  •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 중소기업(30인 이하)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을 지원하기 위하여 둘 이상의 중소기업 사용자 및 근로자가 납입한 부담금 등으로 공동의 기금을 조성·운영하여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제도예요.
    • 근로복지공단에서 기금을 운영해요.


개인형퇴직연금제도인 IRP는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있는 사람이 자율 가입해서 이직 시에 받은 퇴직급여 일시금을 계속해서 적립·운용할 수 있는 제도예요. 사용자가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퇴직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운영하는 퇴직연금제도인 DB, DC등과는 별개의 제도입니다.

퇴직금 중간정산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일정한 사유로 인해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습니다.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구할 수 있는 사유는 확인하실 수 있어요.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하게 되면, 이후의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은 중간 정산 시점부터 새로 계산하게 돼요.


퇴직금청구권 발생요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금청구권은 4가지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 발생합니다. 

  •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할 것
  • 1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일 것
  • 계속근로기간 1년 이상일 것
    • 수습기간과 휴직기간은 포함해서 계산해요
    • 계약직 근로자가 계약을 여러차례 갱신한 경우, 그 사이 공백이나 단절이 없다면 전체 계약기간을 모두 포함해요
  • 퇴직


다만, 동거하는 친족만을 사용하는 사업장에서는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 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한다고 규정되어 있어요. 조금은 추상적인 관계로, 방송작가· 학원강사·헤어디자이너·헬스트레이너·골프장 캐디·교회 전도사 등 프리랜서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직종에서는 개별 근로자가 실제 ‘근로자’인지 아니면 ‘프리랜서’인지를 두고 재판이 잦아요.


최근 대법원은 근로를 제공한 사람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 형식보다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단순하게 말해 의사결정권 없이, 사용자의 관리와 감독을 받으며 업무 지시에 따라야 하면 종속적인 거예요.   


하지만 어느 정도로 업무 지시를 따르면 종속적인 것인지는, 또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해요. 동종의 직업일지라도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결론짓기는 어려워요. (그러니까 재판이 자주 열리는 것이지요) 


어떤 상황을 두고 ‘결론짓기 어렵다’는 건 단순히 답이 없는 상황이라는 의미가 아니에요. 사안의 특성상 적절한 판단을 위해 전문가와 충분한 상의가 필요한 영역이라는 뜻이랍니다.


*다음 주 월요일(3/11) 머니레터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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